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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마

section1 신철기시대의 대장장이-영희와 철수

  • 전시기간 2009-12-22 ~ 2010-03-14
  • 전시장소 본관 1층 1전시실 및 로비
  • 전시작품 평면, 설치 , 입체
  • 참여작가 강상훈, 강은구, 구본주, 권종환, 김명희, 김우조, 김정환, 송영욱, 이미경, 이승수, 정국택, 조덕현, 최민식, 최정유(14명)
  포항시립미술관 개관기념전 《신철기시대의 대장장이》 
 

  개관기념전은 주제를《신철기시대의 대장장이》로 삼고, 그 주제에 따라 아래와 같은 4개의 전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지하시다시피, 포항은 제철공업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선도하여 왔습니다. 이제 21세기를 맞아, 포항은 용광로로 상징되는 제철도시의 이미지를 넘어, 과학기술이 접목된 첨단신소재산업으로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시점에 개관하는 미술관은 미래 산업과 문화예술이 결합하여 보다 인간적인 사회와 환경을 추구할 영일만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주도적 역할을 해나갈 것입니다.

  
  전시기간 : 2009. 12. 22(화) ~ 2010. 3. 14(일), 83일간

  전시구성 

            ▪ 제 1전시 :『영희와 철수』

            ▪ 제 2전시 :『사이버네틱스-신철기시대의 대장장이』

            ▪ 제 3전시 :『포항미술 2009』

            ▪ 제 4전시 :『초헌 장두건화백 특별전』

 참여작가 : 지역 및 전국작가 약 200인

 작 품 수 : 약 22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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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전시 - 영희와철수

 영희와 철수는 우리나라 산업화시대를 몸으로 거쳐 온 기성세대를 상징하는 이름이다. 그들은 식민 수탈과 전란의 폐허를 딛고 동해 영일만의 작은 포구 포항을 철강 산업도시로 변모시켰을 뿐만 아니라, 오늘의 한국을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들은 자신을 버리고 가족의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묵묵히 자신들의 삶을 태워 살아왔다. 부모의 삶을 옥죄이고 자신에게 대물림되어 속박을 주었던 가난을 극복함으로써, 후손들을 경제적인 영어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일을 삶의 가장 큰 가치이자 목표로 삼은 것이다. 그 결과, 대개는 최소한 가족의 의식주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경제적인 성취를 이루었고, 그러한 헌신에 힘입어 한국 경제 또한 괄목할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이렇듯 앞만 보고 달려온 ‘영희와 철수’는 이제야 비로소 스스로의 삶의 여정을 되돌아볼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반추해 본 삶이란, 경제적인 성취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을 미루어두거나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한다. 경제적 풍요를 통해 인간다운 삶의 기반을 만들고 비로소 생겨난 여유와 여가를 즐기기도 하지만, 그것은 그저 지난 시절에 대한 보상이며 비주체적인 소비에 불과할 뿐이다. 그렇기에 그것이 진정 자신이 원했던, 나아가 바람직한 삶인가에 대해서는 물음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눈을 돌려 주변을 돌아본다. 그들이 사는 공간과 시간, 즉 여기·지금 또한 영희와 철수 스스로가 만들어온 것으로, 그 자신들의 가치와 이념이 반영된 산물이다. 하지만 이미 그렇게 익숙해진 도시풍경 너머로 지난 시절 고향의 모습과 이웃을 떠올리는 것은, 단지 과거에 대한 그리움의 정념 때문만은 아니다. 급격하게 변모하고 비인간화한 삶의 여건들이 사라진 많은 것들의 의미를 일깨우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스스로가 발붙이고 있는 이 땅에 대해서도 역시 자신의 삶에서와 마찬가지로 성취감과 더불어 아쉬움과 후회가 교직되어 있음을 확인한다.

결국, 영희와 철수는 삶에 새로운 전환을 필요로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의식의 표리에 자리 잡고 있음을 깨닫는다. 보다 인간적이고 온전한 삶을 위해서는 이제까지 유보되거나 도외시되었던, 혹은 부차적인 것으로 치부되어왔던 가치들에 새로이 숨을 불어넣어 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점차 확인하는 것이다.


진정으로 잘 살기 위해, 이제까지 ‘잘 살기 위해’ 미루어두었던 것들을 하나하나 원래의 자리에 돌려놓는 길 가운데 하나는 다름 아닌 미술을 포함한 예술에 있다고 할 것이다. 예술은 오랜 동안 인간이 자신을 이해하고 세계를 통찰하는 창이었으며, 삶의 폭과 깊이를 풍부하게 만드는 수단이 되어 주었기 때문이다.

미술관은 성원의 필요와 동의를 전제로 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를 갖는다. 그 탄생이 필연적인 것일 때 단지 하나의 치레를 넘어 온전한 역할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러한 점에서 경제적 도약의 시대를 넘어 성숙한 문화사회로의 지평을 열고자 하는 포항의 시립미술관 개관은 영희와 철수가 잃어버리거나 미처 추스르지 못하고 살아온 인간적이고 정신적이며 가치지향적인 삶의 회복을 상징하는 하나의 전환점이라 할 것이다.

그래서 포항시립미술관은 영희와 철수에게 미술을 통해 자신들이 지난 시간동안 잊고 지내온 그 무엇을 깨닫고 확인하며, 나아가 회복하고 획득하는 기회와 조건을 발견함으로써 보다 깊이 있고 온전한 삶을 가꾸는 동반자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또한 ‘영희와 철수’가 이 땅에 삶을 꾸릴 다음 세대의 ‘영희와 철수’에게 자신들과는 다른 삶을 살도록 하기 위해 물려주는 또 하나의 유산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기 원한다.

포항시립미술관 개관기념전의 제1전시인 《영희와 철수》전은 이처럼 미술을 통해 우리나라의 산업화와 경제성장 시대를 상징하는 땅 포항에 살아온 사람들의 지난 60년의 삶을 되돌아보며, 그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이룬 성과를 되새기고 또한 그들이 잊고 지낼 수밖에 없었던 그 무엇을 들추어 찾아보는 계기가 되고자 하는 전시이다. 그 작품들 속에서 포항과 우리나라의 역동적인 60년 역사를, 산업화·도시화의 명암과 사회상을, 그리고 거기에 깃들어 사는 소시민들의 삶과 애환 뿐 아니라 그들의 꿈과 현실을 다시금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러한 가운데 미술이 우리가 관심을 미처 주지 못하고 있는 동안에도 우리의 삶을 기록하고 어루만져주어 왔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미술은 어느 시대에나 그 사회의 거울이자 산물이며 인간 정신활동의 총체이자 기록이기 때문이다. 

  
                                                                                                                             학예연구실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