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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마

소리, 공간을 조각하다

  • 전시기간 2014-07-10 ~ 2014-09-28
  • 전시장소 1,2전시실
  • 전시작품 조각, 설치 11점
  • 참여작가 김병호 외 4명

포항시립미술관은 시각예술인 조각과 설치에 비(非)물질적인 ‘소리(sound)’가 융합한 작품들로 구성된 ‘소리, 공간을 조각하다’展을 마련하였다. 이번 전시는 우리 미술관의 특성화된 스틸 아트 뮤지엄을 가시화하고 동시대미술의 다양한 경향을 이해하는 의미에서 ‘소리 조각(sound sculpture)’과 ‘소리 설치(sound installation)’ 작품을 중심으로 기획되었다. 고정된 공간을 점유하는 다른 유형의 작품과 달리 사운드 아트(Sound Art)는 소리를 매체로 하는 동시에 소리를 관심 주체로 다루는 예술이다. 미술의 영역에서 사운드 아트는 물리적 측면에서의 사운드 웨이브(sound wave)와 듣는 행위, 그리고 시각적인 요소를 포함한다. 여기에는 음악의 방해요소로 여겨지는 소음(noise)뿐만 아니라 신체가 내는 말소리와 웅얼거림, 생활 속에 나는 소리 등 그것이 퍼져 나가는 공간을 무한히 확장시키며 관람객에게 적극적인 청각ㆍ시각ㆍ공간 체험을 동시에 가능케 한다.

이번 기획전시 ‘소리, 공간을 조각하다’에 초대된 네 명의 작가는 ‘듣다’라는 청각적인 사운드의 비물질적인 특성을 시각적인 ‘보다’에 대한 자신만의 독창적인 관점에서 모색하고 있다.

김승영(1963~)은 ‘소통’과 ‘기억’을 주제로 소리와 미디어 매체를 연결하여 작업하며, 사운드 디자이너 오윤석과 협업으로 완성한다. 혼재된 음성들이 스피커를 통해 소리를 내며 또 다른 차원의 상황을 연출하여 소통이 단절된 상황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김영섭(1971~)은 보이지 않는 소리를 시각적으로 구체화하고 인과관계를 드러내어 극적인 대조를 다루는 ‘소리 채집가’, 사운드 설치작가이다. 그는 일상의 갖가지 소리, 언어, 소음, 청각들을 ‘도시 사회 문화의 잉여물들’로 정의하고, 그것을 채집하고 시각화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김병호(1974~)는 정교하게 가공된 금속 소재의 부품들이 조립되어 완성된 조각에 회로를 삽입하여 기계음이 발생하는 독창적인 사운드 조각을 보여준다. 치밀한 계획에 따라 완성된 설계도면에 따라 정교하게 가공된 금속 재료는 대량 생산체제 속 제품의 생산 방식을 따랐으며, 오늘날의 관습과 관례, 규범과 같은 사회적 구조를 반영한다. 심준섭(1965~)은 ‘소음(noise, 騷音)’을 직접 음향으로 녹음하고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다듬어서 스틸 파이프와 함께 전시장에 설치하여 시각화시키는 작업을 보여준다. 관람객은 움직임에 따라 청각과 시각의 겹쳐진 감각을 동시에 자극하게 되는 현장을 만나게 된다.

우리 미술관에서 마련한 ‘소리, 공간을 조각하다’展에 참여한 작가의 조각과 설치작품 속에는 ‘소리’라는 공통된 요소를 가지고 있다. 사운드 아트는 듣는 것을 주된 소통방식으로 하는 예술 형태이다. 전통적인 회화와 조각작품 앞에서는 ‘감상’이나 ‘이해’라는 단어를 쓸 수 있겠지만, 사운드 아트 작품 앞에서의 중요한 점은 ‘소통’이라는 단어이며 반드시 작품에 귀를 더 가까이 대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많은 소리에 노출되어 있고, 소리는 어디에나 있다. 사운드 아트는 이 분야에 관련되지 않는 이들에게는 여전히 낯선 예술장르이다. 하지만, 우리는 주변에 널린 많은 것들에 대해 때때로 관심을 두며 귀로 듣고, 몸으로 느끼는 소리와 음의 파동을 통해 사운드 아트가 될 수도 있으며, 새롭게 발견한 그것은 언젠가 낯설지 않은 예술이 될 수 있다.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