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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청년작가전

  • 전시기간 2017-01-19 ~ 2017-04-09
  • 전시장소 1,3,4전시실
  • 전시작품 평면,영상,설치,오브제
  • 참여작가 김성윤, 김창수, 노기훈, 박정기, 서재민, 윤동희, 이종길, 정지현


포항시립미술관은 지역예술문화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그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조형예술방식으로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8인의 청년작가 노기훈, 이종길, 서재민, 정지현, 김창수, 윤동희, 김성윤, 박정기를 초대하여 <영남청년작가전 : 봄의 제전>을 마련하였다. 이는 영남지역 출신으로 혹은 영남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의 창작역량을 한 데 집결하여 동시대 미술의 보편성 안에서 그 미학적 현주소를 살펴보고자 함이다. 이와 함께 지역미술에 대한 지역미술관의 역할을 고민하고 나아가 지역미술을 재정의함으로써 새로운 획정을 시도하고자 한다.

이러하듯이 <봄의 제전>영남지역이라는 공통 키워드로 함께한 작가 8인의 전시로 회화, 사진, 영상, 설치 등 다양한 예술매체를 통해 그들은 각자의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사실 전지구화된 오늘을 살고 있는 작가들을 영남·청년작가전이라는 모호한 물리적 지형 상황으로 에워싸는 것은 그들을 태생적 한계에 혹은 한 지점에 가두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은 자칫 동시대 미술의 미학적 패러다임에서의 주류라는 주도적 위치로부터 작가들을 멀어지게 하는 위험부담을 수반한다. 하지만 <봄의 제전>은 작가 8인의 작품을 각기 고유한 미학적 의도로 흡수하며 지역적 접근으로 출발한 전시의 한계성을 허물고 지리학적 의미 그 이상의 미학적 가치를 생산한다. 이는 예술의 본질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태도와 창작방식이 갖는 흥미로움으로 가능하다.

전시 제목 <봄의 제전>은 스트라빈스키가 작곡한 동명음악을 차용한 것으로, 원작은 도래한 봄을 예찬하고 감사하는 원시적 희생제의(犧牲祭儀)’를 소재로 생명의 근원인 대지를 찬양하고 그 대지로부터 다음의 생명을 약속받기 위해 산 자를 희생물로 바치는 삶과 죽음의 숙명적 순환을 그려낸다. 죽음의 계절인 겨울은 무한한 생명력을 지닌 봄을 향해 희망을 품으며 웅크리고 있지만, 생명의 태동을 위해 다른 생명을 요구하는 봄은 잔인하게 존재한다. 여기, <봄의 제전>은 절망적 열망으로 가득한 세상의 침묵을 깨우는 작가 8인의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1, 3, 4전시실에서 전개된다. 세상에 존재하는 크고 작은 움직임과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감각을 북돋으며 그려낸 작가들의 창조적 여정을 통해 전시는 삶을 발언하며 세상의 구조들을 가시화한다. 봄은 삶과 죽음을 동시에 품은 모순을 뛰어넘으며 내외로 충돌을 마다하지 않고, 축제는 발견과 창조의 순환 위를 걷는다. 봄은 창조적 에너지로 삶에 생명을 부여하고, 예술은 패러독스와 패러디로, 그리고 아이러니하게 삶을 폭로한다 

1전시실에는 노기훈, 이종길, 서재민, 정지현이 일상적 삶의 진실을 패러독스하게 들춰낸다. 노기훈은 철도 1호선을 따라 인천역에서 노량진역까지 걸어 다니며 포착한 풍경에 대한 기록 사진을 선보이고, 이종길은 도시의 풍경을 마치 안개 속에 집어넣은 듯이 몽환적으로 그려낸다. 서재민은 현실적 감각경험으로 꿈에서 목격한 미혹의 장면을 화폭에 담아내고, 정지현은 반복적 산책으로 발견한 소소한 풍경에 정치적, 사회적, 환경적 관심을 응축한다. 계속해서 3전시실에는 상징적 표상인 비둘기를 레디메이드로 치환하여 사회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윤동희와 감정을 표출하는 매체로서 얼굴과 그 태도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를 펼치는 김창수가 자리한다. 그들은 역사와 감정을 패러디한다. 마지막으로 4전시실에서는 김성윤과 박정기의 창조적 인위성이 우리를 아이러니하게 맞이한다. 김성윤은 작품의 요소로서 내용과 재배치되는 회화기법으로 피상을 소환하는 회화적 여행을 통해 그 실험을 이어 나간다. 박정기는 정신적 유목민처럼 이상과 실현이라는 두 지점 사이를 고찰하며, 자신과 현실을 연결 짓는, 세상을 담는 모델들을 제시한다.

지역을 앞세운 전시의 의의는 그것이 외부와 연계하여 그 한계성을 초월함으로써 교류할 수 있는 가능성에서 비롯된다. 이에 지역미술관은 지역이라는 특질 위에서 지역적 예술문화의 정체성을 외부로 확장하는 트램펄린이기를 희망하며, 그 역할을 공고히 하기 위해 새로운 기회 창출을 꾀한다. 이에 <봄의 제전>, 또 다른 기회로서, 사라지는 경계로 지역을 위배하고 그 위의 공동 상황에서 여덟 개의 봄, 그 고유한 예술적 세계관으로 이동할 수 있는 가능성의 장을 확보하고 출발점을 설정한다. 그리고 그 길에서 예술실천의 현장을 증언하는 작품들은 자기의거(自己依據)적으로 작동하며 동시대 미술로서 그렇게 존재한다.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