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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사물들

이상한 사물들

  • 전시기간 2017-07-13 ~ 2017-10-08
  • 전시장소 1, 3전시실
  • 전시작품 정서영 작품
  • 참여작가 정서영 외 3명
  • 초대일시 2017년 7월 13일 오후 5시

포항시립미술관은 일상적인 혹은 익숙한 사물이 흥미로운 정체로 탄생하는 현장, <이상한 사물들전시를 개최한다이를 위해 사진,설치드로잉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독자적인 창작영역을 구축해 온 장명근김준정서영츠요시 안자이를 초대하였다이들은 청각적 질료로 가시적 세계를 구체화하거나 시각적 질료로 비물질적 세계를 구현하며 체험적 탐색이 가능한 세계를 구축한다그 세계에는 특별하지 않은 사물들을 간결하게 등장시켜 공간을 형식화한다자리한 사물은 그 기원적 의미와 가치가 지워지고 다양한 감각으로 접근이 가능한 다른 사물로 실재한다통상적으로 사물은 우리 의식 밖에 있는 모든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존재이다우리는 관념의 형태에 따라 합당한 이름을 사물에 부여하여 분류하고 인식한다하지만 하나의 사물이 눈에 보이는 존재로서의 의미와 읽히고 이해되는 존재로서의 의미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을 수없이 경험했다이 전시는 바로 그 간극을 적극 수용하여 의미작용을 일으키는 주체로서 사물을 대상화한다그 결과 사물은 어떤 본질에 접근 용이한 현상적 존재로 실재하며 관람자를 맞이한다.

장명근김준정서영츠요시 안자이각자가 내놓은 사물은 자연으로서 존재하지 않으며 본디 그대로의 용법으로도 쓰이지 않는다사실 오늘날의 예술현장에서 특별하지 않은 일상적 사물의 예술적 활용은 통상적이며익숙한 사물과의 낮선 만남은 공식적이다또한 일상적 삶의 예술적 활용은 예사롭고보통의 삶을 변주하는 메커니즘은 관용적이다. <이상한 사물들>의 사물 역시 이러한 예술적 활용규칙의 범주에 속한다하지만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사물을 활용하는 실천적 행위나 그 과정이 아니라 예술적 관용법이 낳은 형식적 태도만으로는 분석할 수 없는 현상이다이 현상은 관련성 없는 사물이 등장하여 만들어내는 작위적 상황으로 무한한 해석의 과정을 요구하는열려 있는 결과이다이것은 또한 손에 잡히거나 눈에 보이는 대상을 초월하여 의미적으로 조합하고 이해하도록 만드는 구체적인 체계이다지금의 존재로서 현실감이라는 조건을 형성하는 사물은 결국 다양한 감각으로 감지되고 인식되어 사유의 토대를 마련한다.

장명근김준정서영츠요시 안자이는 사물을 바라보는 관람객의 습관화된 시선을 붕괴시켜 사물에 잠들어 있는 말을 깨우고 연결하여 시적 마주침의 순간을 창출한다창조는 사물의 관념이 전복되는 순간 시작되고그 현상적 실체를 인식하는 것은 전복을 주도한 감각적 반발로부터 힌트를 얻는다마치 연극무대에 등장하는 연기자들처럼 전시장에 출현한 사물들은 공간을 조각하고 무대의 질서를 만들며 관람자와 마주하는 시간 속에서 스스로의 존재를 증명한다삶으로부터 도착한 이 사물들은 세상을 사물 그대로의 가치로 묘사하지 않는다그 보다는 세상과 관계하는 다양한 정서적정신적 유형을 추구하고 감정적 비약을 허용하는 낭만적 분위기를 자아낸다어느 날 문득 사물에 깃들어 있는 정서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보다 또렷하게 인식했던 것처럼어쩌면 관람객은 여기서 예상치 않은 통로를 만나고 그 길에 닿아 있는 세상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이는 삶의 현실은 더없이 비현실적이고 또 예술의 낭만은 더없이 이성적이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