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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소장품전 포항 풍경

  • 전시기간 2020-02-13 ~ 2020-08-16
  • 전시장소 초헌 장두건관
  • 전시작품 판화, 회화, 사진
  • 참여작가 김우조, 이경희, 박영달
  • 관람시간 하절기(4-10월) : 오전 10시 ~ 오후 7시
    동절기(11-3월) : 오전 10시 ~ 오후 6시
  • 입장시간 온라인 사전예약 후 입장가능
  • 관람료 무료

포항시립미술관은 2020년 새해를 맞이하여 2020 소장품전 <포항 풍경>을 마련하였다. 이번 전시는 소장품 중 포항을 주제로 한 김우조, 이경희, 박영달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들은 포항의 아름다운 풍경을 각기 다른 매체인 판화, 수채화, 사진으로 담아내어 지역 미술사 연구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세 명의 작가들은 1910-20년대 출생하여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근현대 격변기의 암울하고 절망적인 시대를 살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의 비애보다는 현실적인 우리의 삶의 모습과 풍광을 기록하여 내면의 마음을 은유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다. 이번 소장품전은 옛 포항의 생생한 풍경과 지역적 특색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작품을 엄선하여 선보인다. 포항 근대문화예술사 정립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세 명의 작가를 소개하여 과거의 포항을 돌아보고 지역 미술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앞으로도 포항시립미술관은 포항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작가와 작품들을 수집, 연구하여 그 미술사적 가치를 다양한 방식으로 조명하여 시민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김우조 (1923-2010, 경북 달성군)

김우조는 늘 회화 작품의 그늘에 가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판화를 개척한 작가이다. 그는  계성중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이던 1941년 일본유학 후 처음 부임한 서진달 선생을 통해 데생과 수채화 기초를 배우며 화가의 꿈을 키웠다. 같은 해, 친구를 그린 작품 <책을 읽는 소년>으로 조선미술대전 입선을 수상한다. 이 수상경력을 계기로 선생님으로 취직하게 되고 첫 부임지인 청도군 송서초등학교에서 동료가 보여준 대장경판을 찍은 불화를 보고 큰 자극을 받아 판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1960년대 초 해인사에 방문하여 실제로 팔만대장경판에 새겨진 불경 목각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아 평생 판화를 연구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전해진다. 김우조의 판화 작업은 모두 독학으로 개척된 것이었으며 주로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일상적인 삶의 모습 또는 풍경을 판화로 제작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죽도시장>(1971), <조선소>(1974), <남빈동 어시장>(1977)은 작가가 본격적으로 목판화 작업에 돌입한 1970년대 제작되었다. 그가 포항에서 미술 교사로 재직하던 시절에 대한 기억과 남겨둔 스케치를 토대로 구성한 작품으로 추정된다. 김우조는 직접 목격한 자연 풍경이나 삶의 모습을 스케치나 수채화로 기록해 두었다가 판화로 제작하는 방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가는 목판화에 집중하는 중에도 수채화나 유화를 중단한 적이 없었으며, 자신의 예술세계를 구현하는 데 있어 특정 장르로만 자신을 한정시키지 않았다.

이경희 (1925-2019, 대구)

이경희는 한국미술사에서 수채화 장르를 회화의 한 영역으로 발전시킨 작가이다. 국내 수채화는 1910년대 일본의 미술학교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작가들에 의해 전개되기 시작했다. 1800년대 중반 영국의 수채화가 일본으로 유입되었고 서양화의 기반이 없었던 한국에서 학교 미술교육과 사생대회 그리고 조선미술전람회 등을 통해 서양화가 자리 잡게 되었다. 이경희 또한 1939년 일본으로 건너가 상업학교를 졸업한 후 1946년 경상북도 중등교원 양성소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1949년 제1회 국전에서 <포항의 부두>로 특선을 수상한 후 포항을 배경으로 한 수채화 작품으로 특선·입선을 여러 차례 수상하며, 포항의 아름다운 풍경을 화단에 널리 알리게 된다. 그와 포항의 인연은 김우조 작가와의 평소 친분으로 자연스레 포항에 자주 방문하면서 시작되었다. 다양한 풍경을 지닌 동해바다와 일본식 가옥을 떠올리게 하는 구룡포의 풍경은 작가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으며, 푸르른 바다와 맑은 하늘 그리고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과 어부들의 모습은 작가에게 이국적인 풍경으로 다가왔다. 사생(寫生)을 기반으로 제작된 그의 수채화는 유채와 달리 즉흥적 감수성으로 그려져 작품에서 경쾌함과 율동성이 느껴진다. 구체적인 묘사보다는 이경희 만의 간략하고 힘 있는 붓 터치로 독자적인 조형성을 구축해냈다. 특히 이번 전시에 선별된 작품들은 국전 수상작을 중심으로 194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까지 포항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고 있다. 작가의 독창적인 수채화 표현 기법으로 담아낸 생생한 그 시절 포항을 느껴보길 기대한다.

박영달 (1913-1986, 대구)

박영달은 한국사진사와 포항 근대문화예술 운동에서 선각자 역할을 해온 사진가이자 문화예술운동가이다. 그는 한국 전쟁 당시 사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한 1세대 사진가 구왕삼과의 교류를 통해 자신만의 사진 세계를 정립해 나갔다. 당시 사진계는 해방 이후 구왕삼을 중심으로 리얼리즘 사진운동이 전개되고 있었다. 이들은 회화적 감수성이 가미된 사진을 거부하고 사회적 현실에 초첨을 맞춘, 대상 자체의 본질과 특성을 포착하는 ‘순수 사진’을 추구했다. 박영달 역시 시대상황을 반영한 리얼리즘 사진을 추구했으며, 사진은 ‘인생의 주제’를 담아야 한다고 믿었다. 그는 1957년과 1961년 대구 미문화원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여 사진예술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사진으로 개인전을 개최하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기 때문에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으며 그 다음해인 1958년 조일국제사진살롱에서 입선을 수상하며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포항 최초의 사진작가 박영달과 포항의 인연은 그가 대구일보 포항지사 기자로 근무하게 되면서 시작되었다. 박영달은 1938년부터 1986년 6월 2일 작고할 때 까지 45년간 포항을 고향으로 삼았으며, 생활의 근거지였던 포항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그의 작품은 사진의 본질적 속성인 기록에 그치지 않고 예술적 감수성을 끌어내 그 시절의 모습을 따뜻하게 담아낸다. 서민의 삶을 기록한 리얼리즘 사진가 박영달의 사진을 통해 우리 지역의 생생한 삶의 현장과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사진 외에도 1952년부터 1966년까지 청포도 다방을 운영하며 포항의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였으며, 이곳은 미술 관련 전시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거나 음악을 감상하는 장소로 사용되었다.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