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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헌 장두건 교육 체험전 《장두건의 정물화》

  • 전시기간 2022-05-24 ~ 2022-09-12
  • 전시장소 초헌 장두건관
  • 전시작품 장두건 화백 정물화 3점, 아트 아카이브 등
  • 참여작가 초헌(草䡣) 장두건
  • 입장시간 하절기(4-10월) : 오전10시 - 오후7시
    동절기(11-3월) : 오전10시 - 오후6시
    *월요일 휴관
  • 관람료 무료

포항시립미술관은 포항미술의 초석이자 한국 근·현대미술사의 구상주의 대표 작가 장두건(1918-2015)의 깊고 풍부한 예술세계를 공유하고자 관련 전시를 지속해서 개최해왔다. 그 연장선상에서 기획한 <장두건의 정물화>는 관람자가 자기 주도적으로 작품을 감상하며 그의 예술 전반을 이해하도록 교육체험 전시 형식으로 마련했다.  

구상주의 화풍을 이어갔던 장두건 역시 우리 눈에 익숙한 일상에서 소재를 찾아 꽃, 화병, 화분, 토기 그리고 자신의 아틀리에 미술용품 등을 활용해 정물화를 그렸다. 그는 소재가 된 대상을 관찰하고 시각적 사실성에 따라 화면을 구현했다. 그렇다고 실제에 대한 시각적 효과로 사실적인 일루전을 지향한 것은 아니다. 장두건은 대상을 시각적으로 탐구하고 이성적인 조형 의지로 정물화를 다뤘다. 이때 대상 자체의 물성을 표현하면서 가느다란 붓으로 여러 번 겹쳐 정교하게 채색한 화면은 매끄럽고 두텁지 않다. 또한 화면은 반복한 붓 터치의 미세한 색조 변화로 장두건의 감성적인 색채가 돋보인다. 

여기 <꽃이 있는 정물>이란 제목의 정물화 두 점이 있다. 2003년에서 2007, 그리고 2004년에 그린 두 작품은 모두 억지로 꾸민 흔적 없이 맑고 섬세한 색감과 단순하고 정갈한 윤곽선으로 드러난다. 화면의 중앙부에는 탁자와 꽃 화분이 있고, 그 좌우에 놓인 화구와 기물 등이 대칭적인 구도를 이룬다. 시각적인 논리와 구조적인 연계로 그렸음에도 두 정물화는 전통적인 원근법에서 벗어나 있다. 겹쳐 놓은 사물은 화면의 깊이감이나 공간감을 드러내면서도 다양한 각도와 여러 시점을 미묘하게 결합하고 있다. 여기에 적용한, 눈높이가 서로 다른 곳에서 비스듬히 내려다보는 시점은 장두건이 프랑스 유학 시절(1957~1960) 착안했다. 대상이 그 모습답게 보이도록, 각 사물의 특징을 드러내기 적합한 시점들로 화면을 구성했다. 장두건이 제안한 시각적 체험은 시간성이나 운동성과 관계하는 20세기 입체주의 다시점과는 사뭇 거리가 있다. 오히려 격자로 구축한 듯한 그의 정물화는 우리나라 책거리를 연상하게 한다. 

장두건은 정물화로 회화적 실험도 시도했다. 여기 <푸른 항아리>(1990)가 그 경우인데,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허구적인 환영을 지우며 화면의 색면 구성에 집중했다. 파편으로 해체되기 전까지 분해된 화면은 추상 작용을 일으키면서도, 색면을 가두는 윤곽선 처리로 생략된 형태가 표면을 뚫고 나온다. 그는 화면의 평면성에 집중하며 물감의 물질성을 강조한 채색기법을 수용했다. 나이프로 색의 층을 여러 번 쌓아 채색한 화면은 장두건의 다른 정물화와 달리 마티에르가 두드러진다. 이러한 접근은 1990년대 다소 실험적인 구현방식을 탐색했던 시기에 집중되어 있다. 

또한 장두건은 자연을 파고들기 위해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의 빛을 탐닉했다. 정물화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대상의 형태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것만큼이나 그 대상이 위치한 실내에 드리운 자연광이 일으키는 정서도 중요했다. 은은한 빛으로 따스하기 그지없는 화면에서 자연광은 자연을 간직하고, 시각적 탐구는 이성을 드러낸다. 그래서 장두건의 정물화는 시적이며 이지적인 그의 예술관을 구현해내는 중요한 영역이다. 또한 장두건의 예술을 집약적으로 대변하는 사물화로 작가가 향한 이상적 아름다움의 세계로 이동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통로이다.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