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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전시 Planned Exhibition

영남청년작가전 《누벨바그》

  • 전시기간 2024-01-23 ~ 2024-05-12
  • 전시장소 1,2 전시실 및 초헌장두건관
  • 전시작품 영상, 설치, 회화 45여 점
  • 참여작가 권세진, 김명득, 노경진, 안효찬, 이성경, 김승현
  • 관람시간 동절기(11-3월) : 오전10시 - 오후6시
    하절기(4-10월) : 오전10시 - 오후7시
    *월요일 휴관
  • 관람료 무료

포항시립미술관은 동시대미술관이자 지역미술관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고자, 영남지역 청년작가들의 창작 역량을 집결하여 그들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누벨바그》를 개최한다. 이 전시는 2011년 《진경의 맥》과 2017년 《봄의 제전》을 잇는 세 번째 영남청년작가전으로, 당대의 창작 현장 탐색과 지역작가들의 창작 의욕 고취를 동시에 겨냥해 왔다. 이번 에디션은 포항을 비롯하여 대구, 경북 출신 1980년대생을 주축으로 청년작가 6인이 실천하는 주요 이슈를 살핀다. 여기에는 오늘에 발을 딛고 삶의 풍경을 엄숙하게 바라본 그들의 시선이 교차한다. 삶은 창조의 근원이자 모티브로 작용하여 조형적 독자성으로 빚어지고, 거기서 우리는 청년작가들이 맺은 세계를 발견한다. 

예술은 삶의 무질서 안에서 질서를 찾아내고, 실재를 덮고 있는 가림막을 제거한다고 말한다. 여기 6인의 작가들이 그러하다. 그들은 삶의 재현을 넘어 마치 리얼리스트처럼 삶의 내면을 파고드는 당연한 사회적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다. 그것은 개별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실제 조건 아래, 삶에 얹힌 뒤틀린 사회 구조와 가치를 걷어 올린 리얼리즘 작품으로 이를테면 어제의 빛과 내일의 그림자를 다루고, 어제의 혼돈과 오늘의 열정에 사무쳐 섬광처럼 머무는 세계의 변화를 감지한다. 그렇기에 찬란한 순간에 감춰진 인생의 허무함을 놓치지 않으며, 솟아오르는 뜨거운 마음도 우리의 우울과 불안도 마주한다. 현실은 예술생산을 위한 토대가 되고, 세계와의 대화를 발현하는 작업은 이와 관계하는 전통적 실천 방식부터 동시대성을 반영한 실천 양식까지 다양한 양상으로 출현한다. 

권세진은 전통적 한국화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탁본을 응용한 ‘조각 그림’ 방식에 착안하여 오늘의 풍경을 새로운 경험 이미지로 담아낸다. 김명득은 미디어아트의 다양한 표현 가능성을 탐구, 서로 다른 것 사이에 개입하여 영향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형태가 생성되는 관계성에 주목한다. 노경진은 섬세한 펜화를 기반으로 기억이 공존하는 복잡한 심리적 공간을 만들며 자유와 무한의 세계, 경이로움의 세계를 탐색한다. 안효찬은 조각과 설치 작업으로 인간 욕망의 폭력성, 자본주의 문명의 암울함 등을 그로테스크하고 디스토피아적인 연극적 풍경으로 구축한다. 이성경은 한지와 목탄을 사용하여 생활 반경 안에서 자기 감각이 유동하는 시공을 포착, 작가의 인식 세계를 반영하는 특정한 전경을 구현한다. 김승현은 자기 지시적 텍스트, 건축적 공간 정보 등을 바탕으로 회화, 영상으로 조형적·추상적 구조를 변주하며 기하학적 조형미를 탐구한다.

전시명 ‘누벨바그’는 ‘새로운 물결’이라는 프랑스어로, 1950년대 후반부터 약 10년간 프랑스 영화계에 일어났던 운동을 일컫는 말에서 가져왔다. 전후 시대, 자유롭고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삶을 열망했던 ‘누벨바그’의 젊은 영화인들은 단순히 소설에 의존하던 영화제작의 현실을 돌아보고 안이한 영화 창작 태도를 비판하며 재편을 주장했다. 그들의 영화에서는 기존의 영화 규칙이 항상 존중되지 않았다. 가령 그들은 현실 재현을 주된 목적으로 삼지 않았고 오히려 영화의 현실을 노출하여 실재를 탐험하며 매체 자체에 대한 주의를 상기시켰다. 누벨바그의 젊은 영화인들이 실행한 독자적인 영화제작 방식,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태도는 여기 모인 청년작가들의 창작 의지와 비견된다. 또한 부조리한 삶과 인간에 대한 실존주의적 감각, 세계에 대한 다양한 감수성, 개인과 일상에 관한 관심 등도 서로 무관하지 않다. 잘 알다시피 젊은 예술가들의 신선한 시각과 주체적 인식 또 도전적인 태도와 실험적인 실천은 일종의 전략처럼 시대를 막론하고 언제나 그들을 대변해 왔다. 그들의 이러한 전략은 예술생산의 구체적 과정에서 드러나고, 이 과정은 또 유기적인 연결 체계를 형성하며 결과를 구현한다. 그렇게 《누벨바그》에 도착한 청년작가 6인, 이제 여기서 자기 현재를 재점검하여 치열한 예술항해를 지속하기를 기대한다.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